일년에 정초가 두번...
해가 바뀌고 한달반을 일한 뒤에 또 새해...
이도저도 아닌듯한 날이라 해가 거듭할수록 구정은...새해의 기쁨보단 모인 가족들의 안부를 물으며 먹고 노는 날의 의미가 더 커져가는 듯 하다. 여튼, 삼일밖에 없는 휴일덕에 오며가며 막힐걱정에 1월초에 제주항공의 비행기 왕복을 구해놓았다. 한사람당 왕복 10만원이 조금 넘는 가격으로 부정기선으로 준비되있는 양양-김포간 항로였다. 사실, 공항 나가는 시간+비행시간+양양에서 부모님댁으로 가는 시간을 더하면, 평상시에는 하등 메리트가 없는 일이지만, 구정이나 추석등 대이동이 시작되는 명절엔 그 진가가 드러나는 법.

10시 비행기를 위해 전날 7시에 일어나기로 약속을 하곤 잠자리에 들었건만, 집사람의 알람이 울리질 않고 자연스레 눈을 뜨니, 벌써 8시...ㅋㅋ...허겁지겁 챙겨서 집을 나오니 8시40분...그리 늦진 않았다. 연휴첫날이어서 인지 벌써 많이들 내려가서인지, 공항으로 향하는 올림픽대로는 말그대로 텅텅...스무스하게 체크인을 하곤 바리바리 싸든 과일박스등 집을 맡기곤, 일층 식당으로...난 해물라면, 집사람은 아메리칸 고히~

처음 이용하는 제주항공의 터보프롭 쌍발기에 올랐다. 일반제트와는 달리 동체위에 달린 주익덕에 시야가 좋다고, 비행고도도 높질않아 풍경을 보는 재미도 솔솔찮다는 말을 듣긴 했는데...여튼 기내에 들어섰다. 1열4석의 너무도 아담한 공간...진짜 작은 비행기였다. 앉은 좌석도 등받이의 두께가 공간절약을 위해 어마 얇은 느낌이고, 비행중 생수한잔을 빼곤 그 어떤 서비스도 없다. 근데, 짧은 비행중의 번잡스런 서비스보단 차라리 깔끔한 느낌이었다.

이륙해선 고도를 잡자마자 기장의 인사말을 뒤로하곤 바로 보이는 강원도 산속의 스키장...35분 남짓한 비행이 끝나곤 동해바다쪽으로 나가 선회하곤 양양국제공항에 착륙...허무하리만큼 짧은, 경쾌한 비행이었다.

공항에 미리 나와 계신 아버님과 인사를 나누곤, 문암진리로 향한다. 하늘은 약간 흐렸지만, 산들바람과 많이 올라간 온도덕에 초봄을 방불케하는 따뜻한 정초...가는 길에 봉포의 석이네에 들렸다. 이름하여 일호의 참새방앗간...오직 자연산만을 판매하는 횟집이다.



점심을 위한 사시미와 매운탕을 준비해선 어머니가 계시는 우리민박으로 향했다. 부모님의 수고덕에 너무도 풍성한 저녁을 함께 할수있었다. 준비해간 팩와인을 너무도 좋아하시는 아버지와 함께...제법 긴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내일 차례를 위해 분주한 준비를 하는 사이, 나는 밤을 쳤다. 그리곤, 저녁에 분당에서 출발한 둘째를 기다리다 12시 다 돼서 도착한 그들의 얼굴만을 잠깐 보곤, 잠자리에 들었다.
차례는 9시부터, 어제 준비한 음식들을 가지런히 정리하며 차례상을 준비하였다. 아직은 교회를 나가질 않으시는 아버지 덕에 꼬박꼬박 어머니는 제사음식을 준비해주신다.

차례와 세배와 덕담이 끝나곤, 맛있는 아침식사...참, 올해도 세뱃돈은 집사람차지가 되버렸다. 벌써 12년째...^^;;
어느 집이나 그집만의 음식이 준비되는 날이지만, 이 차례를 위해 준비하는 탕국과 찐 생선들의 감칠 맛은 비할 음식이 없을 정도다. 항상 그렇지만, 명절은 먹고 마시고 자는 일이 대두분이 되버렸다^^;; 아침을 배불리 먹곤, 다시 방으로 올라와 뜨끈한 방구들에 등을 지지며, 가벼운 낮잠에 빠져들었다...그져...행복하다.
서울로 향하는 비행기는 6시...
농약을 치지않고 직접 키우신 봄똥(덜 자란듯한 배추)을 좋아하는 며느리를 위해 손수 손질해선 주시고, 쌀까지 챙겨서 넣어주시곤, 양양비행장까지 데려다 주셨다.

영호네는 국도를 이용해서 분당으로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길치가 네이버드라이브덕에 국도를 이용할수 있게됐다. 놀라운 발전이다.^^;; 다음 추석때는 같이 비행기를 이용해야 겠다. 작별인사를 하는 막내의 한컷...장염덕에 고생을 했다는데...그래도 생각보단 많이 좋아진 모습에 안심이었다.

짧은 비행을 마치곤 김포에 무사히 도착했다
미국에 있는 막내 상호를 빼곤 온식구가 모인 자리...
항상 해마다 모이는 그 자리이지만, 해마다 그 느낌은 많이 달라지는 것 같다.
항상 건강하고, 소망하는 모든 일이 주님의 보살핌 속에서 이루어 지는 한해가 되길 간절히 기도하며 서울로 돌아왔다.
